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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차 3월 21일(토) 11:00~13:00

주제

익숙한 이야기를 의성어, 의태어, 관용어로 표현하기

*활용단어: 깔깔깔, 나긋나긋, 들썩들썩, 희희낙락, 머쓱머쓱, 머뭇머뭇

내용

  1. 예술가와 함께하는 몸풀기: 속도, 위치, 모양, 높이, 방향, 언어, 소리, 움직임, 앉기, 서기, 눕기 등 다양한 신체 활용.

  2. 소리와 몸짓으로 만나는 이야기: 6개의 의성어·의태어를 활용해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 구현하기.

  3. 단어의 체득: 오늘 배운 단어들을 소리 내어 말하고 몸으로 움직여 보기.

기록

  1. '작은 인간'들과 소통하기 위해 언어 외적 형식을 사용한다. 장황한 설명 대신 곧바로 극적인 상태에 몰입하며 밀도 높은 몸풀기를 진행한다. 동일한 목적을 위해 벌써 세 차례나 다른 시도를 이어가는 중이다. 아이들에게 언어로 지시하기보다, 그들과 동시에 극적 세계에 놓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2. 참여자들은 이야기 활동에서 강력한 집중력과 놀이성을 보여준다. 아이들에게 '이야기'는 그 자체로 매혹적인 초대장이다. 오늘도 개성 강한 참여자 전원이 '토끼와 거북이'의 세계 속으로 무사히 진입했다. 오늘 경험한 6개의 단어를 변형하고 발전시키며 소리와 움직임으로 재표현하는 시간을 가졌다.

​​

한계점

  1.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들. 극적 순간을 위해 준비한 12곡의 음악과 쉬고 싶을 때 활용하도록 둔 장난감들이 오히려 예술가와의 몸풀기를 방해하는 장애물이 되었다. 다음 4회차 수업에서는 음악과 장난감 없이 진행해 보려 한다.

  2. 주체적인 놀이로의 전환. 현재는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 안에서 의성어·의태어·관용어를 익히는 단계다. 여러 이야기를 탐색하기보다 익숙한 서사를 새로운 단어로 다르게 표현하는 재미를 찾아가는 중이며, 참여자들이 가장 즐거워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다만 4회차에서는 전환이 필요하다. 참여자들이 더 주체적으로 놀이를 이끌 수 있도록 리더는 권한을 내려놓아야 한다. 이를 위해 의성어·의태어·관용어를 미술, 전시 등 다양한 재료로 형상화하고, 공간 전체를 해당 단어들로 꾸며볼 예정이다.
     

  3. 유연한 수용의 태도. 상황을 통제하기보다 흐르게 두는 여유가 필요하다. 한 참여자가 "그때 티라노가 나타났어!"라며 새로운 스토리텔링을 제안했을 때, 당황한 예술가들은 이를 선뜻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 순간 아이는 흐름을 방해하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 중에 갑자기 티라노라니...' 싶었지만, 수업 후 복기해 보니 수용할 방법은 충분했다. 재빠른 토끼가 스스로를 티라노라고 믿고 공룡처럼 행동한다는 식으로 설정을 이어갈 수도 있었다. 아이들의 상상력 앞에 더 유연해져야 함을 느낀다.

예술가의 시선​​

서경원 예술가

수업 시작 전, 아이들은 서로를 기다린다. 누가 왔는지, 안 왔는지, 어디 있는지 서로 이름을 부르며 묻는 모습이 경이롭다. 아이들의 머릿속에 타인의 형태가 그려지기 시작했다는 의미일 테다. 그렇다면 그 형태에 담긴 느낌과 기분은 어떻게 인지하고 있을까? 이토록 친구들이 보고싶고, 좋았을 때가 있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염세적으로 변한 걸까. '친구 따윈 필요 없다',  '나 혼자면 충분하다'고 차가워진 건 언제부터일까. 아이들을 보며 나 자신을 잠시 돌아본다. 

참여자들이 소리와 몸으로 경험한 단어들을 실제 언어(말)로 사용하기 시작할 때, 그 기특함에 우리 어깨가 들썩들썩한다. 언어가 가진 기호적·기의적 측면이나 논리는 사실 어른들의 '언어'다. 우리는 예술을 매개로 어른 언어에서 벗어나 아이들의 언어로 접근하는 중이다. 하지만 문득문득 시험 성적처럼 눈에 보이는 결과값을 바라는 어른의 마음이 고개를 든다. 이 모든 경험과 찰나의 순간들을 수치화된 결과로 산출하지 않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연극으로 키우는 말의 힘: 의성어・의태어・관용어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부모로서 아이에게 무엇을 얼마나 줄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주변 사람과 비교하며 사는 것이 일반화된 요즘, 자주 이런 미안함을 느낀다. 우리 예술가들 중 누구는 결혼을 준비하고, 누구는 출산을 기다리고, 누구는 육아에 힘쓰며 사는 중이다. 우리 모두는 줄 수 있는 게 적어, 한없이 작아지는 기분으로 요즘을 산다.

그러다 문득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것을 발견한다. 바로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다. 눈 맞추며 밥 먹기, 놀이 세계로 초대하는 아이들의 제안에 응하기, 예쁜 구름과 찬 바람을 함께 감각하며 이야기를 주고받기. 이 시간만큼은 누구보다 많이, 제대로 줄 수 있다고 자신한다. 이런 발견과 확신은 집에서도 작업 때문에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떼어놓지 못했던 일상에 변화를 가져온다.

그렇게 함께 보내는 시간에 집중하다 보니, 아이보다 우리 어른들의 언어가 부족함을 느낀다. 아이들의 소리와 말은 변화무쌍하다. 매 순간 상상과 변형이 일어난다. ‘모든 어린이는 시인’이라는 말이 사실이었다. 반면 우리 어른들의 표현은 왜 이렇게 제한적일까. 게다가 때때로 예쁘지 않은 말로 아이들과 대화하다 보니, 아이들이 우리의 제한적인 언어를 그대로 모방하며 답습한다. 아이가 어른 말을 흉내 낼 때면 웃음이 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씁쓸하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조금 더 그들의 세계에서 오래 머물며 함께 놀고 싶은 마음으로, 의성어·의태어·관용어로 그들과 연결되고 싶은 마음으로 말이다. '살랑살랑' 다가오는 봄바람을 느끼고, '꾸벅꾸벅' 아이와 함께 낮잠을 자고 일어나, '냠냠' 맛있는 간식을 나누며 시간을 보낼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줄 수 있는 가장 특별한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1회차 3월 7일(토) 11:00~13:00

주제

시간과 공간에 적응하기

 

내용

  1. (예술가) 관심 갖지 않기: 아이들이 스스로 탐색할 시간을 확보한다.

  2. (참여자) 공간 및 사람 탐색: 낯선 환경과 타인을 살핀다.

  3. 동요와 함께하는 연극적 움직임: '뚱보새' 등의 곡으로 소리와 언어를 모방한다.

  4. 의성어 몸짓: 소리를 내며 그 질감에 맞춰 움직인다.

  5. 의성어 기차 여행: 소리의 흐름을 따라 이동한다.

 

기록

  1. 관계를 서두르지 않는다. 억지로 다가가지 않고 관계가 자연스럽게 피어나길 기다린다. 참여자들은 공간의 가장자리에서 시작해 조금씩 중앙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간다. 이미 서로 아는 사이인지 적응이 빠르고 탐색이 짧다. 가장 어린 막내도 '뚜벅뚜벅', '성큼성큼' 언니 오빠들 사이를 누빈다. 시간이 흐르자 참여자들이 예술가 세 명에게 관심을 갖고 매달리기 시작한다. '함께 시간 보내기'를 할 준비가 끝난다.

  2. 동요를 연달아 재생한다. 아이들의 일상에 이미 존재하는 연극적 표현들을 움직임, 소리, 언어로 분류해 본다. 동요에 맞춰 신나게 움직이고 열정적으로 소리 내며 무리 지어 말한다. 현장은 뜨겁고 예술가들은 땀범벅이 된다. 활동이 끝나자 모든 참여자가 약속이라도 한 듯 물을 찾는다.

  3. 기존 언어 도식을 탐색한다. 참여자들이 의성어와 의태어를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지 살핀다. 이미 이야기책과 어린이집 등을 통해 풍부한 표현을 익힌 상태다. 우리 말이 가진 힘으로 일어날 앞으로의 연극을 기대한다.

 

한계점

  1. 움직임이 많아 휴식이 필요한 참여자가 발생한다. 쉼이 필요한 아이들을 세밀하게 살필 관리 인력이 필요하다.

  2. 놀이에 몰입하다 가습기 통을 엎지르는 돌발 상황이 발생한다. 공간 내 위험 요소를 재점검하고 사전 안전 교육을 강화한다.

  3. 첫날이라 100분 정도 경과하자 보호자를 찾는 아이들이 생긴다. 막내는 눈물을 보이기도 한다. 충분히 울며 마음을 표현할 시간을 제공하고 스스로 진정해 활동으로 복귀하도록 돕는다. 단, 막내는 예외적으로 안아주며 안정을 돕는다.
     

예술가의 시선

김태연 예술가

연극으로 배우는 말의 힘. 첫 수업이다. 당일 마주한 유아 14명의 에너지는 예상보다 어마어마하다. 아이들의 개성 또한 강렬하다. 인원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자연스럽게 무리가 형성되기에, 초반에는 이 흐름을 세밀하게 신경 써야 한다.

새로운 공간과 인물, 놀이 방식에 흥분한 친구들이 있는가 하면, 모든 것을 조심스럽게 탐색하는 친구들도 있다. 자신을 드러내기는 어려워해도 새로운 자극을 잘 받아들이는 친구, 흥미와 조심성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친구도 존재한다. 한 명 한 명 자신만의 고유한 스탠스를 유지하며 우리를 마주한다.

우리는 이 아이들에게 어떤 선생님으로 남을까. 이번 기수가 끝날 때 나는 어떤 '텐텐'으로 기억될까. 사실 아직 어린 친구들의 마음을 다 알지는 못한다. 애정하는 조카가 있지만, 처음 만나는 아이들과 관계를 시작하는 일은 늘 고민이다. 앞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며 이들과 어떤 시간을 보낼지, 수업이 끝난 뒤 그들에게 내가 어떤 존재로 남아 있을지 궁금하다.

김해웅 예술가

'첫 수업'. 아이들과의 첫 만남은 늘 떨린다. 예상대로 펼쳐지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한 명씩 들어와 천천히 공간을 살피며 움직이기 시작한다. 각자의 방식으로 공간에 존재한다. 우리의 시간과 아이들의 시간은 다르다. 나의 시간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면 불안해지지만, 아이들 시간으로 바라보면 여유가 생긴다.

지난 프로젝트보다 인원이 많아져 함께 움직일 때 일어나는 에너지가 다르다. 이전 작업에서 만났던 아이들은 새로운 친구들에게 보이지 않는 얇은 실을 건네듯 미세한 떨림과 흐름을 전달한다.

 

예술가가 리더가 되어 걷고, 멈추고, 뛴다. 순간순간 마음이 흐르는 대로 움직인다. 첫 시간이라 그런지 아이들과 호흡해야 한다는 욕심에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하지 못한다. 내가 이 놀이 안에서 진심으로 놀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것은 놀이가 아니라 노력이 되어버린다.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놀이에 빠져드는 것처럼 나 또한 그 안에 머물면 되는데, 욕심을 부리는 순간 '놀이를 하려는 노력'이 된다. 다음 시간에는 조금 더 '나'에게 집중해 보려 한다. 그때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무언가를 발견하고 반응하는 시도를 하고 싶다.

서경원 예술가
참여자가 북적북적하다. 마치 놀이터 같다. 놀이터에서 만난 아이들과는 함부로 어울려 놀 수 없었지만, 이곳에서 만난 아이들과는 마음껏 그럴 수 있음에 신이 난다. 정말로 그렇다. 땀이 많이 난다. 참여자들과 상당 시간 뛰자 지친 아이들이 속출한다. 에너지 조절이 필요하다. 얘들아, 미안하다.

2회차 3월 14일(토) 11:00~13:00

주제

익숙한 이야기를 의성어, 의태어, 관용어로 표현하기

*활용단어: 철푸덕, 무릎을 치다, 덩실덩실, 손에 땀을 쥐다, 도란도란, 흥청망청, 다리 뻗고 자다, 히죽히죽, 후들후들, 쫑긋쫑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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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1. 연극표현실습. 예술가와 함께 움직이는 연극적 표현(소리, 움직임, 언어)

  2. 이야기 듣기와 표현

  3. 정지된 몸의 모양으로 장면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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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1. 무의식적인 모방과 창조가 일어난다. 지난주에 이어 참여자들은 예술가를 신뢰하며 그 움직임과 소리를 거침없이 따라한다. 서사와 논리는 부재하지만, 마치 고도로 훈련된 즉흥 연기자들처럼 우리만의 고유한 흐름을 만든다.

  2. 모두가 리더가 된다. 모든 참여자가 한 번씩 리더 역할을 수행하며, 리더의 움직임과 소리를 구성원 전체가 복제한다. 단순한 흉내를 넘어, 타인의 표현을 마치 자신의 재료인 것처럼 체화하여 내뱉는다.

  3. 익숙한 서사를 재구성한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를 의성어, 의태어, 관용어로 다시 쓴다. 특정 표현을 반복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 말이 지닌 연극적 의미를 몸소 이해한다.

  4. 몸으로 말을 채운다. 언어를 머리로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주체적인 몸의 언어로 변환한다. 예술가들은 '정지된 몸'이라는 형식적 틀만 제공하고, 그 안의 서사는 참여자들의 움직임과 소리가 채운다.

한계점

  1. 유아적 현존에 대한 이해: 예술가의 말에 집중하는 아이들의 태도는 다양하다. 정숙하거나 얌전하다고 해서 반드시 몰입한 상태는 아니며,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유아들이 수업 현장에서 존재하고 몰입하는 특성을 깊이 있게 고찰해야 한다.

  2. 역할 분담의 필요성: 모든 예술가가 활동 중심부에 매몰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최소 한 명은 전체를 조망하며 화장실 이용, 수분 섭취, 자리 이탈 등 돌발 상황에 대비하는 조율자 역할을 수행한다.

예술가의 시선

김태연 예술가

부모님들이 사전에 체크해 주신 단어들을 녹여내어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새로 만든다.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며 말의 뜻과 형태를 설명한다. 말의 에너지와 질감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빨리빨리'처럼 속도가 중요한 단어는 천천히 움직이다가 점차 가속을 붙여 움직임의 대비를 보여준다. 읽어내는 속도와 움직임의 차이를 이용해 단어의 모습을 구체화한다.

'손에 땀을 쥔다'는 관용어에는 '긴장감'이라는 감정을 입힌다. 누군가 나를 쫓아오는 상황이나 부모님이 다투는 긴장된 순간을 연기하며 아이들에게 말의 에너지를 전달한다. '흥청망청'은 상황과 에너지가 결합했을 때 설명의 효율이 높다. 심부름길에 마주친 유혹에 굴복해 욕심을 부리는 짧은 1인극을 보여준다. 호랑이가 주는 떡과 늑대의 솜사탕을 사 먹느라 정작 사야 했던 바나나와 우유를 사지 못한 상황. '흥청망청'은 그렇게 아이들에게 각인된다.

아이들은 아직 만나야 할 말이 많다. 말의 형태와 색깔, 에너지를 재미있게 알려주어 언어에 대한 친숙함을 제공하고 싶다. 단순히 단어에 국한되지 않고, '말'이라는 것이 바르고 다채로운 표현이자 명확한 전달의 수단으로 확장되길 바란다.

김해웅 예술가

아이들이 논다. 그 모습을 그저 바라본다. 내가 과연 그들 세계를 온전히 알 수 있을까? 내 안의 깊은 생각조차 다 알지 못하는데, 그들의 세계를 나의 언어로 단순화하여 이해한다는 것은 오만한 일이다. 바라보는 과정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놀이들을 '발견'한다. 무언가를 가르치려 들기보다 의도적으로 멈춰 서서 그들이 던지는 행동에 반응하고 함께 놀아본다. 그때 비로소 달라지는 감각들을 체험한다.

순간순간 수많은 상상과 변형이 일어난다. 자동차는 소방차와 앰뷸런스가 되고, 공간은 사막의 대왕 거미 서식지에서 아이스크림 가게로, 다시 독이 있는 강철 코브라가 나타나는 피자가게로 바뀐다. 그 뒤바뀌는 세계 안에서 우리는 함께 존재한다.

이야기 속 의성어와 관용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주 집중력을 잃는다. 여기서 욕심이 생긴다. 하나하나 다 알려주고 싶은 마음과, 한두 개라도 즐겁게 배우며 아이들이 원하는 놀이 속에 함께 머물고 싶은 마음이 충돌한다. 앞으로 세상의 약속과 의무를 짊어지고 살아가야 할 아이들에게, 이 시간만큼은 다른 차원의 시간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고민한다. 조금 더 힘을 빼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려 한다. 아이들의 세계를 정의 내리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시도한다.

서경원 예술가

작은 인간들에게 무언가를 설명해야 할 때, 언어 외에 다른 방법은 없을까 고민한다. 유아들은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그 안에 몰입한다. 어른들은 이를 두고 '소통이 안 된다'거나 '말이 안 통한다'고 평한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나, 이는 철저히 '언어'를 소통의 중심에 두었기 때문에 생기는 판단이다.

이번 프로그램의 목표는 언어 외적인 요소로 아이들과 소통하고, 그것을 연극적 표현으로 이어지게 하는 데 있다. 내가 한국인이라고 해서 외국인에게 한국어로만 소통하려 하고, 한국어를 못하는 상대를 탓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중요한 것은 소통하고 싶어 하는 태도, 만나고 싶어 하는 마음이다. 우리는 이 '작은 인간'들과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그 본질적인 고민을 이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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