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차
"둘째 돼지가 되어 비닐 집을 만들어요"
주제
이야기 속 아기돼지 삼형제는 어떻게 놀이하고, 싸우고, 놀았을지 탐색하기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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뽁뽁 비닐 탐색하기 – 소리가 안 날 때까지 밟아보기, 소리 탐색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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뽁뽁 공을 만들어 던지기 – "아기돼지 삼형제는 골대에 누가 더 많이 넣나 시합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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뽁뽁 그네 타기 – "첫째·둘째 돼지는 막내를 그네에 태워 열심히 밀어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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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시간 – 뽁뽁 공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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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 보고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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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돼지 집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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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가 ‘후’ 바람 불어 집 부수기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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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탐색 소재는 뽁뽁 비닐. 참여자가 소재를 탐색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미리 바닥에 큰 면적으로 붙여 두자. 참여자가 도착했을 때 자연스럽게 이 놀이로 초대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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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한두 명씩 도착한다. 자연스럽게 발로 밟는다. 뽁뽁 소리가 터지니 속도가 붙기 시작한다. 이 흐름을 이어 그들에게 40×40 사이즈의 뽁뽁 비닐을 나눠 준다. 극적 맥락 안에서 우리의 탐색은 시작한다. 아기돼지 삼형제는 이걸로 무슨 놀이를 했을까? 아이들 안에서 '상상과 변형'이 시작한다. 팝콘 만들기, 마스크, 모자, 눈덩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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뽁뽁 비닐을 뭉쳐 공으로 만든다. 공을 서로에게 던지며 논다. 공을 골대에 넣으며 논다. 가장 많은 공을 넣은 돼지는 막내다. 그리고 돼지 형들은 막내를 위해 뽁뽁 그네를 태워 준다. 참여자들은 모두 막내가 되어 예술가가 만든 그네에 올라탄다. 참여자들은 막내 돼지가 되어 하늘 높이 오르는 기분을 느낀다. 앞뒤로 왔다 갔다 그네를 탄다. 예술가들은 팔이 아프다. 참여자들은 신이 나서 앉아서, 누워서 그네에 올라탄다. 안전하게 착지할 수 있도록 아서 쌤이 아이들을 감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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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시간. 아이들은 직전까지 가지고 놀던 뽁뽁 그네와 공을 가지고 더 자유롭게 논다. 물을 마신다. 화장실도 안 가고. 더 신나게 공을 던지고, 던지고,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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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시작하려고 하는데, 동화책 보고 듣기 활동을 하려는데 싸움이 났다. 서로 부딪혔다는 거다. 속상한 아이들은 놀이 참여를 거부한다. 마음이 회복될 때까지 개인 시간을 주기로 한다. 또 직전 활동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아이도 있었다. 통증 강도를 1부터 10까지 중 어느 정도냐고 물으니 "10"이라고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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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이야기에는 나오지 않았던 삼형제들의 실감 나는 놀이를 기반으로 스토리텔링을 시작한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직접 살아내기(그네 타기, 공 던지기 등)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나게 대답하며 이야기를 직접 창작한다. 이야기는 첫째 돼지가 늑대로부터 도망쳐 둘째 돼지 집으로 향하는 순간에서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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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둘째 돼지 집 만들기는 뽁뽁 비닐이다. 아마도 오늘 집까지 만들고 나면 철제 프레임의 수명도 끝날 거라고 본다. 제발 살아남아 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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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보다 모두가 더 적극적이다. 놀이 방법을 터득했다. 직접 붙이고, 자르고, 끊고. 누구에게서도 망설임을 찾기 어렵다. 멋지다. 테이프를 변형해 늑대를 검거하는 레이저까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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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아이, 속상한 아이, 기분 안 좋은 아이가 많았던 날이었지만, 이야기의 마지막에는 모두가 합류했다. 다행이다. 이로써 참여자들은 지난주 첫째 돼지에 이어 둘째 돼지로 살아보기까지 완료했고, 마지막 막내 돼지 역할로도 이어질 수 있게 됐다. 막내 돼지 집으로 모인 삼형제는 늑대와 대화를 하게 된다. 다음 주, 과연 삼형제들은 늑대와 어떤 대화를 하게 될까?
김태연 예술가
지푸라기와 종이의 관련성, 나무와 지푸라기의 연결성을 어떻게 아이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지에서 잠시 머뭇거리는 지점이 있었다. 재료가 가진 상징과 이야기 맥락을 억지로 설명하기보다, 재료의 질감과 특성을 최대한 맞춰 보는 쪽을 선택했다. 그 과정에서 우리들만의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만들어낼 수 있었다는 점이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뽁뽁이 비닐이 가진 재미난 특성을 최대한 살려, 활동적이고 감각적인 놀이로 풀어내고자 했다. 아이들에게 집에서는 쉽게 경험하기 힘든 색다른 활동을 제공하고 싶었고, 그 시간만큼은 아이들의 혼이 쏙 빠질 정도로 몰입하게 만들고 싶은 욕심도 들었다. 수업 이후 일주일 동안 엄마, 아빠에게, 그리고 친구들에게 연극 수업 이야기를 계속 자랑하게 된다면 좋겠다는 마음도 함께 들었다.
이야기를 몸으로 경험하는 아이들에게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놀이 안에서 지켜야 할 규칙과 질서가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규칙 안에서 아이들이 충분히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하나의 활동 안에 더 넓은 상상과 움직임이 가능한 '거대한 우주'를 보여주고 싶었다.
김해웅 예술가
둘째 돼지 집 재료인 뽁뽁이. 오자마자 아이들은 뽁뽁이를 마주했다. 다양한 감각을 사용하며 뽁뽁이와 친해지는 시간을 가지며 출발했다. 둘째 돼지 집의 재료와 자연스럽게 친해지고, 아이들의 감각 열기 활동과도 잘 연결되었다.
처음에 함께 만들었던 약속들을 상기하며, 우리 안에서 만들어진 약속들을 다시 한번 함께 지켜 나가고, 그 안에서 우리는 더 신나게 놀 수 있음을 몸으로 감각했다. 아이들은 일방적인 약속이 아니라, 함께 더 즐겁게 놀기 위한 마법 같은 약속을 잘 지킨다. 이 점이 늘 인상깊다.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그 약속은 늘 유효하다.
아기돼지들 서사가 이번 시간에는 잘 연결되었던 점도 좋았다. 첫째, 둘째, 셋째 돼지는 어떻게 놀았을까? 함께 공놀이를 하고, 그네를 타고. 인물들은 실제 이야기에는 나오지 않지만, 우리가 만든 우리만의 아기돼지 삼형제는 이렇게 놀았다.
전체적으로 둘째 돼지 집의 집짓기 재료인 뽁뽁이와 형제자매의 서사, 그리고 조금 더 재료를 가지고 놀아보고 만들어보고 해체하는 과정에서 지난 시간보다 아쉬웠던 부분들이 많이 보완되었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아쉬운 점은 여전히 집을 짓는 시간, 그리고 집 안에서의 아기돼지들의 이야기, 늑대들이 둘째 돼지 집을 날릴 때와 날리고 난 이후의 이야기 등이 조금 더 여유 있게 만들어 나갔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점이다.
서경원 예술가
어린이집, 유치원, 문화센터, 트니트니, 엉클짐 등과 예술가와의 만남은 무엇이 다른 걸까. 예술가와 함께하는 경험은 그곳들과 무엇이 다른 걸까. 분명 정답은 없다. 그래서 나는 체험보다 경험에 초점을 맞추기로 한다. 활동을 체험하고 마무리하지 않고, 활동을 장면으로 잇는 것이다. 장면 안에서 살 수 있도록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다. 참여자들은 역할로 살기 위해 행동을 선택한다. 직접 선택하고 결정하지 않으면 장면 안에서 살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지금의 행동이 다음 행동으로 이어지고, 행동의 연속이 하나의 경험으로 마무리된다. 물론 가짜 이야기지만, 몸에 남는 건 진짜의 경험이다. 그래, 짧은 시간 안에 아이들의 관심을 사로잡기 위해 분리된 체험과 소재를 제공하지 말자. 긴 시간 동안 충분히 선택하고 결정하며 호흡할 수 있게 하자.
시도한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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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형 에어컨(40평형)을 설치했다. 아무리 혹독한 이야기 세계에서 늑대와의 전투를 경험 중이라지만, 현실 공간까지 이렇게 추울 필요가 있을까. 전기 히터로 감당되지 않는 추위를 이겨 내기 위한 시도였다. 냉난방기 덕분에 공간은 따뜻해졌고, 참여자들은 더 적극적으로 놀이할 수 있었다. 사용하던 전기 히터를 화장실로 이동했으니, 아이들이 화장실 이동할 때 감기 걸리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도 덜 수 있었다. 감당할 수 없는 결제금액은 다음 달에 존재할 우리에게 떠넘기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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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을 들려줄 때도, 놀이를 할 때도 참여자가 이야기를 전개할 수 있는 권한을 더욱 부여했다. 참여자들의 상상이 함께하는 이야기의 재료가 되어 발전할 수 있도록, 그들이 더 대사하고 대답할 수 있게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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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를 함께하는 참여자들을 위한 교육. “예술가는 친구가 아니며 놀이를 더 재미있게 하기 위한 예술가이자 선생님이다. 우리의 관계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이곳에서 재미있게 놀 수 없다. 너의 태도를 명확히 해 주길 바란다”고 정확히 지각시키자, 아이들의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한다. 그룹 전체 분위기가 질적으로 향상되고 우리의 놀이 세계는 더욱 견고해졌다.
한계점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 세 명의 삼촌 예술가들은 활동 중 일어나는 모든 순간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반드시. 참여자 중 일부는 무릎 통증을 호소했고, 아이들끼리 부딪혀 마음이 상했다. 이때 예술가들은 때로는 교육자와 보호자의 입장에서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2회차
"첫째 돼지가 되어 신문지 집을 만들어요"
주제
나를 둘러싼 안전한 울타리(집, 가족 등) 지각하기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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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말하기. 동물 사진 보여주고 몸으로 표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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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말하기. 2인 1조가 되어 동물 이름을 동시에 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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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동물이 되어 소리 내고 움직이며 공간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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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울타리. 두 명이 손을 잡아 울타리를 만들고 가운데 꽃씨가 들어가는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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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시간. 물 마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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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 보고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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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돼지 집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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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가 ‘후’ 바람 불어 집 부수기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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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사진을 보여준다. 한 명씩 그것을 몸으로 표현한다. 모두 비슷한 모양새다. 누군가는 창의적이지 않고 획일적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반대로 행위 예술가처럼 아주 독특하게 표현하는 것도 애매하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창의적인 표현이 아니라, 자기 몸이라는 일상을 다른 존재로 변형하여 놀이한다는 것이다. 자신을 변형 놀이하여 다른 존재가 되는 것에 망설임이 없고, 보는 이들 또한 기꺼이 그것에 동의하며 정답을 외친다. 멋지지 않은가? 아이들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 그들은 서로 변형된 형태를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인다. 그러면서 극적인 상상력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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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이름을 동시에 말한다. 한 명이 '토'라고 말하면 동시에 다른 한 명이 '끼'라고 말한다. 듣는 아이들은 어떤 동물인지 이름을 맞춘다. 언어 기반 놀이라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들은 어떤 소리를 동시에 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몸으로 말하기'와 '동시에 말하기' 활동은 조금 이따 이야기 속 아기돼지 삼형제들이 자주 했던 놀이로 이어진다. 그냥 끝내기 아쉬워서 사진 속 모든 동물이 되어 공간을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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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이 마주 보고 선다. 서로 양손을 맞잡는다. 울타리가 된다. 울타리 가운데 공간이 있고, 그 사이로 한 명이 들어온다. 들어온 아이가 꽃이 된다. 울타리 안에 꽃. 울타리는 튼튼해서 절대 끊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꽃"이라고 외치면, 가운데 서 있던 꽃만 나와 다른 울타리 안으로 들어간다. 우리가 "바람"이라고 외치면, 모든 울타리와 꽃이 흩어져 새로운 울타리와 꽃이 된다. 긍정적인 의미의 울타리를 지각하고, 맞잡은 손이 강력한 연결 고리가 된다는 것을 몸으로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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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시간. 아이들에게 물을 마시자고 제안한다. 더 재미있게 놀기 위해서 마시자고 했고, 늑대에게 보이지 않도록 투명 물약을 먹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모두 신나 했다. 40ml씩, 두 번의 쉬는 시간 동안 80ml 정도를 마신다. 한 명이 재미있게 마시면 다른 아이들도 우르르 몰려온다. 앞으로도 물 먹는 놀이를 계속할 예정이다. 또한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물컵을 통일한다. 일회용 종이컵은 제공하지 않기로 한다. 공간에 있는 다회용 컵을 아이들 인원수에 맞게 준비하고 컵이 섞이지 않게 분리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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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본격적으로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간다. 동화책을 꺼낸다. 그러나 글자를 읽지는 않는다. 동화책 안의 그림을 보며 함께 상상하며 이야기를 펼친다. EBS 프로그램에서 본 적 있다. 어른은 아이에게 제대로 책을 읽어주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책을 읽어주는 어른은 글자에 시선이 모이고, 아이들은 그림에 시선이 모인다고 했다. 글자를 읽어주는 어른과 그림을 보는 아이. 아이들은 글자에 시선이 가지 않는다. 어른이 읽어주는 내용을 파악하면서 동시에 그림을 보며 스스로 해석해 두 가지를 결합하는 굉장히 복잡한 인지 활동이 일어난다는 내용이었다. 예술가는 아이들과 함께 그림을 본다. 그러면서 스토리텔링을 시작한다. 아이들과 질문을 주고받으며 동화책과 함께 극적 몰입을 시작한다.
이야기는 매일 싸우던 돼지 형제들에게 지친 엄마가 아기 돼지들을 크게 혼내며 모두 집(울타리) 밖으로 쫓아내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첫째 돼지는 콧방귀를 끼며 혼자서도 잘 살겠다고 다짐하며 집을 짓기 시작한다. 첫째 돼지는 모른다. 곧 늑대가 열심히 만든 집을 부술 거라는 걸. 위험에 처하게 될 거라는 걸. 금방 본능적으로 형제를 찾고 달려가게 될 거라는 걸 말이다. -
예술가들은 아이들과 집을 만들기 위해, 제대로 만들기 위해, 커다란 모기장 프레임을 구매했다. 앞으로 이곳은 지푸라기(종이) 집이 됐다가, 나무집이 됐다가, 벽돌집이 될 예정이다. 이 프레임은 조립이 필요하다. 예술가들은 아이들이 직접 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봉을 잡게 하고, 들게 하고, 조립하게 한다. 이후에는 신문지를 지푸라기 삼아 덕지덕지 집을 만든다. 엄청난 몰입으로 시간이 압축된 느낌이다. 우리는 조력자 위치에서 주의를 기울이며 아이들을 사다리에 오르게 한다. 높은 곳에 직접 종이를 붙이게 도운다. 그들은 유아용 가위로 테이프를 자르고, 거대한 지붕을 만들어 덮는다. 이 과정에서 몇 아이들이 부딪혀 울기 시작한다. 연고를 발라주겠다고, 상상 속 연고를 짜서 바르려는 찰나 울음이 거세진다. 놀이가 먹히질 않는다. 정말 아픈 모양이다. 미안... 그러나 금방 진정하며 다시 집 만들기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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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완성됐고, 첫째 돼지(들)가 집 안에서 요리한다. 스파게티, 김치찌개 등. 음식을 맛본다. 그러다 늑대가 나타난다. 늑대는 있는 힘껏 '후~' 바람을 불었고 집이 흔들린다. 아이들은 모두 쓰고 있던 돼지 모자를 벗어 두고 집 밖으로 나온다. 이제 아이들은 돼지 역할에서 늑대 역할이 된다. 아이들은 늑대로서 아주 사납게 바람을 분다. 집이 또 흔들린다. 늑대는 거침없이 첫째 돼지 집을 부순다. 그렇게 첫째 돼지는 늑대에게 쫓겨 둘째 돼지 집으로 도망친다.
김태연 예술가
아이들마다 흥미를 느끼는 지점과 대인관계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매 회차 활동 콘셉트를 구성하는 과정은 늘 많은 고민을 동반한다. '이건 잘 통하겠다'고 예상했던 활동이 오히려 흐지부지 마무리되기도 하고, 반대로 '과연 가능할까' 싶었던 활동이 아이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매끄럽게 흘러가기도 한다. 연극 수업 활동은 우리가 함께 엮어가고자 하는 이야기 형식을 어느 정도 따라야 하기에 기본적인 틀은 필요하다. 다만 그 안에서 아이들의 반응과 흐름을 읽어내는 일은 늘 쉽지 않다. 감각을 깨우는 활동일수록 개인의 집중력과 표현력을 요구하기도 하고, 동시에 여러 아이들의 단합이나 타인에 대한 배려를 필요로 하기도 하기에 더욱 세심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활동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아이들 개개인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했다. 동시에 현재 연극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이 공간에서의 규칙 안에서 활동이 유지되도록 균형 있게 안내한다. 시간이 지나 아이들 사이에 유대가 형성되면, 그 관계의 흐름과 '규칙 안에서의 자유 인식'의 변화 또한 중요한 관찰 지점이 될 것이다.
연극 수업은 활동의 시작과 끝을 계획하되, 그 과정의 약 50퍼센트 정도는 열어 두어야 한다. 아이들의 니즈와 흥미 요소를 관찰하고, 성취 목표를 기준 삼아 즉흥적이고 능동적으로 활동을 조정해야 한다고 느낀다.
오늘 진행한 '종이로 집 만들기' 활동에서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훨씬 주체적으로 시간을 보내 주었다. 각자 방식으로 공간을 상상하고 표현하며 몰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이들 스스로 활동의 흐름을 만들어가는 장면들을 통해 이 활동의 가능성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아이들의 반응과 관계의 변화를 세심히 관찰하며, 안전하고 즐거운 연극 수업을 만들어야겠다.
김해웅 예술가
9명의 어린이와 함께하는 연극 수업. 활동은 끊임없이 변형된다.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드는 생각에 따라 놀이가 조금씩 수정되고 변형된다.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고, 놀이의 약속들을 만들고 지켜 나간다. 처음에는 '이런 약속들이 지켜질 수 있을까?', '이 약속을 설명하다가 놀이에 대한 재미를 놓치면 어떡하지?'하는 고민이 있었다. 하지만 걱정도 잠시, 아이들은 '1의 소리'로 소리를 속삭이고 '10의 소리'로 연습실에서 하늘까지 소리를 지른다. "돼지 꿀꿀, 늑대 으르렁!" 하며 선생님들의 눈을 마주치고 놀이 속으로 들어갔다가 쉬는 시간이 되면 자신이 놓아둔 장난감을 만나러 간다. 이미 우리 안에서 약속들은 만들어졌고, 지금도 함께 만들어 나가고 있다.
첫째 돼지 집을 만들 때, 아이들의 적극성에 놀랐다. 사다리를 올라가고 싶으니까 옆에서 잡아 달라는 아이들, 순서를 기다리는 아이들. 천장은 그냥 생략하고 넘어가려고 했으나그걸 놓치지 않고 천장이 비었다며 덮어야 한다고 외치는 아이들. 갈 때까지 가야 한다. 놀이도, 연극도, 일상에서의 어떤 일들도 대충은 없다. 내 스스로를 돌아본다.
마지막에 시간이 조금 빠듯하다고 느꼈다. 돼지 집을 만드는 시간을 충분히 더 확보하고, 집을 충분히 감상하고, 조금 더 이야기 안에서 늑대가 나타나고 함께 늑대가 되고, 또 돼지로 역할이 전환되어 푹 빠져 더 들어갔어야 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둘째 돼지 집에서는 충분히 집 짓는 재료를 탐색하고, 충분히 집을 짓고, 집 안에서 놀고 집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늑대로부터 지키려는 돼지들이 궁금해진다. 그리고 늑대에 대한 이야기도,
첫째 돼지 집을 날려 버렸던 늑대가 둘째 돼지 집을 대할 때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진다.
서경원 예술가
어쩌면 수업이 아니라 쉬는 시간에 더 자발적인 놀이가 일어나는 것 같다. 참여자가 내용을 잘 이해하고 이탈 없이 따라오면 '수업이 잘 됐다'고 말한다. 흔히 예술가가 착각에 빠지는 지점이다. 시키는 걸 잘하는 참여자와 놀이하는 참여자 모습은 다르다. 예술가가 만든 극적 맥락에 참여자를 초대하는 것까지는 왔다. 이제 이 세계 안에서 어떤 놀이를 하고 싶은지, 참여자에게 기회를 줄 차례라고 생각한다.
시도한 점
화장실 세면대와 변기 앞쪽에 각각 발판을 하나씩 배치 완료. 작은 인간이 발판에 올라서서 직접 물을 틀고 손을 씻고 물을 잠그고 내려온다. 손을 탁탁 털며 수업 공간으로 돌아온다. 이 과정이 그토록 멋져 보이는 이유가 무엇일까. 우리와 함께한 아이들이 스스로 해내는 작은 조각들을 모으길 바란다. 그 조각이 모이면 어떤 보석이 될까.
한계점
첫째 돼지 집을 만드는 게 핵심 활동이었다. 그 집이 부서지고 본능적으로 둘째 돼지(형제의) 집으로 달려간 것이 초점이었다. 그 사이에 늑대가 집을 부순 건 극적 재미 요소였다. '집을 부수자'라고 말하자 아이들은 모두 성난 늑대가 되어 첫째 돼지 집을 초토화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만'이라고 말했고, '다음 시간에 만나자'라고 했다. 돌이켜 보니 이게 뭐란 말인가. 아이들 입장에서는 그저 시키는 대로만 하고 끝나 버린 셈이다. 그때부터 진짜 신나는 놀이가 시작될 수 있었다.
"늑대는 지푸라기(종이) 집을 다 날려 버렸어.
첫째 돼지는 도망가기 바빴지.
그러나 늑대는 서두르지 않아도 돼.
돼지보다 빠르니까 언제든지 잡을 수 있거든.
오히려 늑대는 주변에
흩어진 지푸라기로 놀고 싶어졌단다.
어떻게 놀고 싶었을까?
막 밟기! 막 찢기! 막 날리기! 이렇게?!
늑대는 더 강력한 숨을
내뱉기 위해 연습도 했어.
지푸라기를 손 위에 올려 두고 이렇게 후!”
'시키는 걸'로 시작해서 '하고 싶은 걸'로 이어졌어야 했다. 무척 아쉽다. 아이들이 능동적으로 자기 선택으로 놀이의 순간을 끝까지 경험하게 하자.
1회차
첫 만남, 예술가와 아이들 기싸움, 극적인 화해, 연극적 약속
주제
더 재밌게 놀기 위한 연극적 약속 이해하기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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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 놀이. 진행 제대로 안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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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따라 걷기. 참여자가 먼저 흥미를 보여 예술가가 직관적으로 놀이 변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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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세모/동그라미 안으로 들어갔다 나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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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처럼 인사하기. "안녕, 나는 OO이야", "안녕, 너는 OO이구나". 모두 다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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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빠르게, 아주 느리게, 완전히 멈추기, 아주 큰 소리, 아주 작은 소리, 완전한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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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속 불구덩이 점프하기, 상상 속 비바람 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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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 놀이. 초록불 움직이기, 빨간불 멈추기, 노란불 미션(점프, 업드리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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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의 술래잡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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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기분 색깔 극적극적하기. "엄마한테 혼날 때 어떤 색깔이야?", "형하고 싸우면 어떤 색깔이야?", "가끔 기분이 우울할 때 어떤 색깔이야?", "돼지 형제들이 싸웠어. 어떤 색깔이야?" 등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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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움직였다. 엄청 소리 질렀다. 중요한 건 빠르게 움직이면 안 되는 게 아니라, 소리 지르면 안 되는 게 아니라, 그럴 때와 아닐 때를 구별하는 것이다. 이야기 안에서 우리는 안전하게 빠르게 뛰었고, 크게 소리 질렀고, 심지어 늑대를 공격하기도 했다! 그러나 쉬는 시간이 되었고 이야기 밖으로 빠져 나왔을 땐, 명확하게 놀이가 중단되었음을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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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를 통해 가장 중요한 연극적 약속을 익혔다. 연극적인 순간은 소리, 움직임, 언어를 조절하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을 때 나타난다. 움직임과 멈춤, 소리와 침묵, 그리고 언어의 반복에 대한 약속을 이해하면, 유아반이 경험할 수 있는 연극적 경험은 무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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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놀이 밖에 있다 하더라도, 집중하지 않아 보이더라도, 아이들의 멀티태스킹은 대단하다. 그들의 집중력은 시선이나 조용히 하는 태도로 증명되지 않는다. 오늘 만난 아이들 모두는 대단히 흥미롭게 놀이에 참여했다. 정신적 활동이 단 한 순간도 멈춘 시간이 없었다. 심지어 쉬는 시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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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기분 극적극적(그림 그리기)을 하면서 자기 그림을 가리키며 “어때요?”, “잘 그렸어요?”라고 질문한다. 잘하고 못하고를 아는 것도 중요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사물을 평가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다른 곳에서 충분히 배우겠지. 우리는 평가와 판단을 유보하고, 그저 그 끄적이기가 지속될 수 있도록 몰입의 순간을 연장해주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한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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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신발 필요하다. 바닥이 차갑고, 이제부터 구조물을 올라야 하기 때문에. 안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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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세면대 아래, 변기 아래 발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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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백을 치워뒀어야 함. 이미 마음은 놀고 싶은데 낯가림, 부끄러움 등의 이유로 안 놀고 싶어하는 척하며 빈백이 쉴 공간이 되어버림. 빈 백이 없었으면 더 빨리 놀이에 초대 가능하지 않았을까?
김태연 예술가
5살에서 8살 정도 되는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연극 기반 교육 프로그램은 마음 준비를 단단히 해야 했다. 단순히 타인을 강사와 참여자로 만나는 교육 개념을 넘어, 앞으로 겪어낼 세상에 대한 중요한 가치와 이야기들을 알려주고 싶었다. 과연 내가 세상을 생각하는 이 시각과 그들의 시각에 공통분모가 존재할지. 내가 그들 순수함에 다치지는 않을지. 내 말이나 행동이 그들에게 안 좋게 작용하지는 않을지. 조금만 세게 쥐어도 부스럼 자국이 남는 연약한 지점토를 대하듯 조심스러웠고, 긴장이 많이 되었다. 그 어떤 연령층을 대할 때보다 신경이 많이 쓰였다.
하지만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나로서 그들을 만난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내가 떳떳하고 내가 진심으로 반가우면, 그들에게도 그렇게 하면 된다. 기대나 대가를 바라지 않고 진심으로 그들을 대하면 된다는 사실을 이번 수업을 통해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대화한다기 보다는 소통한다는 마음으로 그들을 대했다.
연극적 특성 중에 흐름(플롯)에 대한 지점은 그들에게 다소 흥미거리가 아니라고 생각되었다. 설명을 하게 되면 이해를 해야 하고, 흐름을 따라가려면 지속적인 집중이 필요한데 유아 친구들에게 이 부분은 쉽지 않다. 다만, 짧은 설명이나, 새로 발화하고 창조하는 맥락에서의 폭발성의 역치는 어느 세대보다 강력하다. 이 부분의 확인은 다음 수업의 계획을 짜는 데에 큰 힌트가 되었다. 나랑 비슷하다.
아무튼 놀이에도 규칙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그들에게 최소한의 스트레스로 작용해야 하며, 꼭 필요한 것임을 인지시켜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푹신하지만, 질긴 울타리를 쳐서 안전하게 마음껏 놀게 해주고 싶다.
김해웅 예술가
유아 참여 대상자들은 처음이기에 걱정이 많이 됐다. 원래도 걱정이 많은 사람인데 더 많아졌다. 준비한 수업이 될까? 안 될까? 역시나 나는 '수업을 어떻게 진행해야 되는가'에 대한 고민이 나에겐 여전히 더 크게 느껴진다.
이번 예술 교육에서는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나, 내가 예술교육을 준비할 때 정해 두었던 틀이 있는데, 그 틀을 분해해 보고 깨 보기도 하며 '연극이 도구가 아니라 연극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예술 교육'을 시도해 보려고 한다. 그 과정 속에서 기존에 내가 해왔던 예술 교육에 대한 생각들을 새롭게 정돈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오늘 준비한 샐러드 놀이를 처음에는 시도하다가, 설명이 길어지고 아이들 반응을 보니 바로 선을 따라 움직이고 걷고 멈추고 함께 움직여 보는 활동이 더 필요하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샐러드 활동을 조금 시도하다 바로 다음 활동으로 전환시켰다. 앞으로는 조금 더 몸으로 함께, 더 직관적으로 놀 수 있는 놀이들을 시도해 보고 싶다. 또 아기돼지 삼형제에서 가져올 수 있는 재미있는 요소들을 기존 놀이에 변형해 다양한 시도들을 해보고 싶다. 유아 대상자들도 충분히 반복하고 즐거운 놀이 안에서 설명을 했을 때 약속이 잘 걸린다는 걸 확인한, 의미 있는 첫 수업이었다.
서경원 예술가
십여 년 넘게 아이들과 만나고 있음에도, 아이들과 만나기 전날 잠을 설쳤다. 이미 첫 수업에 대한 회의를 끝냈지만, 불안한 마음에 밤늦게 급하게 회의를 또 하자고 제안했다. 이런 걸 하고 싶었다. 지자체 문화재단이나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예술교육은 평가받는 게 두려워, 진짜 하고 싶은 활동을 주저하게 만든다. 그러나 오늘은 아이들과 엄청 놀았다. 수업이 끝난 후 탈진함과 동시에 직업 만족도가 최고로 상승했다.
아기돼지 삼형제
형제・자매를 위한 동화극장
종종 그런 생각을 한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에도 형제・자매와의 유대관계가 이어질 수 있을까? 안 그런 경우가 있겠냐만은, 한 지붕 아래에서 부모님 아래 형제・자매가 함께 어울리고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은 무척 짧은 것 같다. 복지관에서 어르신들 이야기만 들어봐도 그렇다. 연락을 끊고 살거나, 앙금이 남아 있거나. 사람 인생이 크게 다를 게 있을까? 저 사람 이야기가 곧 내 이야기가 된다. 오래된 속담이 여전히 우리 인생에 적용되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게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도 그러할 거다. 우리의 형제·자매들과의 끝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다.
그러나 살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르게 믿고 싶다. 괜한 반발심이 든다. 우리 형제·자매만은 다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영화 같은 상상을 한다. 가수 검정치마가 부르고 백예린이 커버한 ‘Antifreeze’라는 음악이 있다. 꼭 한 번 들어보길. 살뮈의 예술가는 다음 가사에 꽂혔다.
긴 세월에 변하지 않을 그런 사랑은 없겠지만
그 사랑을 기다려줄 그런 사람을 찾는 거야
긴 세월에 변하지 않을 그런 사랑은 없겠지만
그 사랑을 기다려줄 그런 사람을 찾는 거야
우우우우우우우 우우우우우우우
우우우우우우우 우우우우우우우
맞다. 긴 세월에 변하지 않을 형제·자매 관계는 없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다를 거라고 믿고 사는 우리의 태도가 중요하다. 어쩜 이런 가사를 썼을까.
이번 ‘아기돼지 삼형제’ 드라마에서 핵심 키워드는 ‘싸움’, ‘울타리’, ‘보이지 않는 끈’이다. 성미산에 사는 아이들은 이 드라마 안에서 엄청 싸울 거다. 화해는 없다. 그래서 엄마 돼지한테 혼날 거다. 그래서 울타리 밖으로 쫓겨난다. 각자 울타리를 짓고 새로 살아간다. 그러다 늑대라는 위기가 세차게 분다. 결국 새로운 울타리는 풍비박산 날 거다. 이때 돼지 형제들은 본능적으로 ‘보이지 않는 끈’을 느끼고 잡아당긴다. 첫째는 둘째 집으로, 다시 첫째와 둘째는 막내 집으로. 그렇게 늑대라는 태풍을 이겨낸다. 그 이후 아마 또 징글징글하게 싸울 거다. 그러다 위기의 순간에 서로를 당길 거다. 이 연극적 경험은 반드시 —찐으로— 형제·자매일 필요는 없다. 외동이라 할지라도 부모 외에 연결된 보이지 않는 끈은 누구나 갖고 있다. 언젠가 아이들이 그 끈을 인지할 때가 오면, 우리의 예술교육은 비로소 씨앗에서 꽃이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프로젝트를 또 다른 아이들과 만나게 기회를 제공해 준 '극적극적예술공간'에 감사한다.
예술가 김태연 × 김해웅 × 서경원


















































































